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게놈, 매트 리들리 지음, 하영미/전성수/이동희 옮김, 김영사 2001

일반적으로 ‘유전’ 이라고 하면,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변하지 않는 속성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무엇을 물려받고 무엇은 버리는지,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진화하는지 의문의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게놈, 염색체, 유전자의 정의(흔히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사용한다) 부터 시작해서 이 들이 어떻게 현재에 이르게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2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그 동안 얼마나 유전에 대해서 무지했는지 놀라게 된다.

박테리아는 DNA-단백질 세계가 만들어지고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생겨난, 루카가 극도로 특수화되고 단순화된 형태이다. 이들은 뜨거운 장소에서 살아남기 위해 RNA 세계에 있던 도구들을 대부분 버렸다. 루카의 원시적 분자 구조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을 우리이다. 박테리아는 우리보다 ‘훨씬 더 진화한’ 형태이다.

유전자는 형태뿐 아니라 행동에 대한 작동법이기도 하다.

리처드 도킨스는 “왓슨과 크릭 이후의 분자생물학의 가장 놀라운 변화는 디지털 정보이다. …. 유전자가 사용하는 기계적 부호는 신비할 정도로 컴퓨터와 유사하다”고 하였다.

유전자가 서로 충돌하고, 게놈은 어버이의 유전자와 어린아이의 유전자 사이 또는 남성과 여성 유전자 사이의 전쟁터라는 것은, 아주 일부 진화생물학자 사이에서 밖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이것이 생물학의 철학적 기반을 뿌리채 흔들어 놓았다.

육체에는 교배 적령기를 지난 후 노화라고 하는 퇴화 과정이 이미 프로그램되어 있다. 이 모두는 유체를 유전자의 운송수단으로, 자신들을 영구히 존속시키기 위해 경재하는 유전자들이 사용하는 도구로 생각해야만 이해할 수 있다.

유전자는 의식적으로 한 것은 아닐지라도,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이기적 목표가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렇게 행동한 유전자는 번성하였고 그렇지 않은 유전자는 사라졌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잘못된 믿음을 기초로 한다. ‘사람의 게놈’이라는 것은 없다.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이렇게 목적을 분명하게 규정할 수는 없다. 변이는 인간 게놈의 – 특정 게놈의 – 내재적이고 근본적인 특성이다.

뇌, 육체 그리고 게놈 그 세 개가 한데 묶여 움직인다. 게놈은 다른 두 개를 저절하기 보다는 그 두 개에 조절되는 편이다. 그것이 유전적 결정주의가 근거없는 믿음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사람의 유전자를 켜고 끄는 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외부적 활동의 영향을 받는다.

자발적이고, 자유의지에 의한 의식적인 행동이 유전자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진화적 압력을 창조하고  있다.

생식 시기가 지난 후에 쇠퇴를 가져오는 돌연변이는 거의 모든 인간의 유전자들에게 발각되지 않은 채 누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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