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다시 써보는 이력서

학교 졸업한 후 첫 직장에 들어와서 19 년 동안 다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강연자 소개 자료나 평가자 등록 자료 작성할 때 이외에는 별로 이력서를 쓸 일이 없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지 12월 말 쯤이면 이력서를 다시 써보게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이력서에 한 줄 남길 만한 일을 했는지 돌아보기 위해서이다.

이력서를 잘 쓰는 것은 쉽지 않다. 그저 자신이 했던 일을 기록하는 것이면 모르지만, 이 것을 들고 취업문을 두드린다고 생각하면 다시 생각해보아야한다. 언젠가 모 기관의 채용 면접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이력서를 비롯한 모든 서류는 면접 시간에만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시간도 매우 짧았다. 이런 상황에서 익숙한 형태에 담겨진 비슷비슷한 경력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흔히 사용하는 이력서 양식을 채워서 제출하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확률이 매우 크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좀 더 눈에 띄면서 자신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간결하면서도 그 사람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이력서를 찾아보자면, 올해 타계한 스티브 잡스의 이력서를 들 수 있다. 여기에는  자신의 목표와 자신이 만들었던 Apple, NeXT, Pixar 에서 수행한 일을 간략하게 적고있다.

스티브 잡스의 이력서 (출처: http://mbablogger.net/wordpress/?p=1407)

그런데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굳이 이력서가 필요할까 싶기는하다. 또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도 적지 않은 편이라 이런 이력서가 한국에 사는 엔지니어에게 모범적인 표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한국 엔진니어 입장에서 이력서 작성하는 방법에 대한 좋은 글은 고영혁님 블로그의 “이력서 분석을 통해 보는, 이력서 잘 쓰는 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글을 보면 이력서를 작성하는 기본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형식과 작성하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이 블로그에는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이 포맷을 처음 접한 사람들 중 약 80% 정도는 무엇을 써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쓰긴 썼는데 성과가 아닌 업무 내용을 적어서 보내준다. 이것은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하는데, 일을 하면서 성과를 항상 염두에 두지 않고 그냥그냥 일을 하거나, 아니면 성과를 내는데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 잘 모르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는 조직과 개인에게 모두 치명적인 것이고, 후자는 조직에게는 땡큐이지만 개인에게는 가슴아픈 일일 수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성과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평가해 보자.

자신이 속한 조직의 목표와 인사평가 기준에 맞추어서 나름 열심히 일했다고 주장할 수 도 있겠지만, 과연 그런 말이 현 조직 밖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된다.

누구 말대로 목수가 필요한 이유는 집을 짓기 위해서이지 못을 잘 박기 위해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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